경복궁은 이맘때 가면 참 좋은 곳 중 하나죠. 뻥 뚫린 곳이 많아서 그늘이 거의 없다보니 여름에 가면 너무 덥고, 같은 이유로 겨울에 가면 너무 추우니까요. 가을에 가면 경복궁이 지닌 전통적인 아름다움과 높고 푸른 하늘이 어우러진 가을 분위기를 만끽하기에 딱 좋죠. 경복궁 내에 맛있는 다과를 부담없는 가격에 즐길 수 있는 한옥카페 생과방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방문해보았어요.
경복궁 한옥카페 생과방 위치 및 이용시간
경복궁 생과방은 조선왕조실록의 내용을 토대로 실제 임금이 먹었던 궁중병과와 궁중약차를 즐길 수 있도록 구성된 유료 프로그램이라고 합니다.(출처: 생과방 홈페이지) 시대의 차이를 거슬러 역사 속 그 장소에서 그 시절과 비슷하게 재현된 다과를 즐기는 것이죠.
생과방은 경복궁 소주방 권역에 위치하고 있어요. 그래서 경복궁 입구에서 교태전 방향으로 직진하다가 오른편에 있는 소주방 방향으로 이동하면 보여요. 위치상 경복궁 광화문이 아닌 국립민속박물관 쪽 입구로 들어오면 더 가까워요.
생과방은 경복궁 휴궁일인 매주 화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10:00~17:00 운영이 돼요. 주말의 경우 사람이 몰리면 사회적 거리를 유지하며 줄을 서서 대기하게 되기도 하는데, 오후 4시 전후로 더 이상 대기인원을 받지 않더라고요. 또한 그 시간이 되면 궁중병과 메뉴는 매진이 되기도 한답니다. 저 역시 아쉽게도 병과는 맛보지 못하고 약차만 마실 수 있었어요.
경복궁 한옥카페 생과방 메뉴(종류와 가격)
생과방 메뉴는 위에 말씀드린대로 궁중약차와 궁중병과로 나뉘어 구성되어 있는데요, 평소 일반적인 카페에서 즐기던 커피나 스무디, 라떼에서 벗어나 몸에도 좋고 마음도 차분해지는 듯한 향긋한 전통차를 마시는 느낌이 참 좋았어요~
궁중약차 메뉴
감국다(국화, 구기자) / 4,000원
승정원일기에 숙종과 영조의 건강 관리에 사용된 기록이 있습니다.
삼귤다(인삼, 귤피, 대추) / 4,000원
기를 보하는 인삼과 기의 흐름을 순조롭게 하는 귤피로 만들었습니다.
담강다(생강, 꿀) / 4,000원
순조임금의 건강을 위해 올렸던 생강차입니다.
오미자다(오미자) / 4,000원
중종의 번열과 갈증을 치료하기 위해 올린 다섯 가지 맛의 새콤달콤한 약차입니다.
모과차(모과) / 4,000원
목의 염증을 삭이고 목을 시원하게 해주며, 근육과 관절을 튼튼히 해줍니다.
유자차(유차, 배, 꿀) / 4,000원
소화가 잘 안되거나 스트레스 받을 때 좋은 차입니다.
궁중병과 메뉴
서여향병 / 2,500원
2020년 경복궁 생과방의 시그니처 메뉴로 마로 만든 향기로운 떡입니다.
대추찰편 / 1,000원
찰편은 가루에 설탕이나 꿀물을 내린 후 켜를 고물로 만들어 찐 떡입니다.
주악 / 2,000원
조선시대 궁중 잔치(연향)에 올린 고급스런 병과입니다.
약과 / 1,000원
약이되는 과자, 정성들여 만드는 수제 약과입니다.
배정과 / 1,000원
정과는 조선시대 제례음식에 반드시 쓰였으며, 과일이나 배 등을 재료로 사용했습니다.
매작과 / 1,000원
매작과는 '매화나무에 참새가 앉아 있는 형상을 하고 있는 한과'라는 의미입니다.
경복궁 한옥카페 생과방 이용방법
별도의 예약없이 이용할 수 있어요. 다만 이용하자고 하는 사람이 많을 땐 대기를 해야 하더라고요. 입장을 하게 되면 생과방 호궤소에서 안내를 받아 궁중병과 및 약차를 선택(주문과 결제)하게 되고요, 좌석을 배 정받으면 신발을 벗고 들어가 기다려요.
모든 과정을 드라마 대장금에서 봤던 것 같은 그 나인 복장을 한 분들이 안내해주시는데요, (밖에서 대기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다행일 텐데) 말소리도 들릴만큼 아주 가까운 곳에서 대기하며 안내하고 다과를 가져다주시고 하기 때문에, 오랫동안 한가롭게 머물 분위기는 아니더라고요. ㅎㅎ (저는 그랬는데 다른 분들은 아닐지도요!)
생과방 내 다과 장소가 방처럼 구분되어 있고, 창 밖을 바라볼 수 있는 구도로 1인용 다과상이 놓여 있기 때문에 호젓하게 하늘을 보고 바람을 느끼며 다과를 즐기기엔 더없이 좋았습니다.
마치며..
경복궁 생과방은 운영중단 상태였다가 방역단계가 완화되면서 지난 10월 10일(토)부터 운영이 재개된 상태예요. 현재 11월 16일(월)까지 운영되는 것으로 안내되어 있는데요, 감염확산 상황이나 방역단계에 따라 일정이 조정될 수도 있을 테니, 방문 전 확인해보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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